우리나라 교사노동조합의 역사를 보면, 중앙집권식의 전국단일조직이 소수의 공통의 이슈에서는 강력한 투쟁에는 적합하지만 지역별. 급별. 교과별로 세부적인 부분에 대한 접근은 상대적으로 어려웠습니다. 덩치가 크다보니 공동의 합의나 의사결정 또한 쉽지않습니다.그러다 보니 현장의 디테일한 요구에 능동적으로 반응하기에 적절하지 않은 약점이 있습니다.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정치적 거대 담론이나 이슈보다는 학교 현장의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지역 차이는 지방자치가 강화되면서 더욱 커지고 있으며, 교육부도 시도교육청에 많은 권한을 이양하고 있습니다.
현재 교육부장관은 임명직으로서 선출직 교육감에 비해 학교현장의 영향력이 사실상 매우 축소되어 있습니다. 교육부든 교육청이든 행정기관을 상대로 변화를 요구하는 것은 실제로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큰 덩치로 수 십 년의 싸움 이력이 많은 전국단일노조인 전교조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죠.
이런 흐름을 인식하여, 현장 중심의 요구를 반영하면도 효율적인 조직 형태를 고민하고 해외의 교사노동조합의 발전 사례를 연구하면서 우리의 현실에 적합한 방식을 찾아 몇 년에 걸친 준비과정을 거쳐, 현재의 조직구조로 합의, 결정되어 창립된 것이 교사노조연맹의 조직형태입니다.
교사노조연맹은 조직의 특성상 이미 지역별, 급별, 교과별 다양한 교사들의 요구에 늘 귀를 기울이고 있으며, 전국적으로 2020년 3월에 모든 지역노조가 완성되었습니다.
조직이 크면 의견수렴과 의사결정에서 오랜 시간과 어려움이 있으며, 작은 조직은 신속하고 원활한 소통과 의사결정에 유리합니다. 연맹의 각 노조들은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받습니다. 그리고 사안에 따라 각자 목소리를 낼 수 있으며 통일된 입장을 표명하며 힘있게 밀고 나갈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조직형태는 어떤 단위, 영역이든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최적의 형태이며, 나아가 교육부를 상대함에도 더 유리한 방식입니다.
지역노조는 상시적으로 지역교육청과 소통채널을 유지하며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공통의 이슈에 대해서도 시도교육청의 협력을 받아 교육부를 압박할 수 있기 때문에 교육부와 협상에서도 힘을 가질 수 있습니다.
교사노조연맹의 조직방식은 현장 선생님들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이면서도 강하게 변화를 추동할 수 있도록 하는, 유연하고도 강한 풀뿌리 조직방식이라는 것을 단언할 수 있습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 하중을 감당하기에는, 하나의 두꺼운 강철 끈이 아니라 여러 줄의 강철끈이 하나로 합쳐진 유연하고도 강인함이 더 효과적입니다.
교사노조연맹은 선생님들의 든든한 친구가 되겠습니다.